지금처럼 탄소 내뿜으면 21세기 후반엔 진달래 2월에 핀다
지금처럼 탄소 내뿜으면 21세기 후반엔 진달래 2월에 핀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3.1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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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보다 진달래가 먼저 피거나 동시에 피는 현상 이미 나타나
지난해 대구 서구 와룡산에 활짝 핀 진달래. ⓒ 연합뉴스

[휴먼에이드포스트] 기상청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봄꽃 개화일 전망을 공개했다.

전망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고탄소 시나리오', 즉 현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지속해서 배출하는 경우를 적용하면 이번 21세기(2001~2100년) 후반기(2081~2100년)에는 개나리·진달래·벚꽃 개화일이 현재보다 25일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2월말인 초봄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는 분석이다.

꽃별 개화일 전망치를 보면 개나리는 현재 3월25일인 개화일이 이번 세기 전반기(2021~2040)년엔 3월19일, 중반기(2041~2060년)엔 3월13일, 후반기엔 3월2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3월27일이 개화일인 진달래는 개화일이 3월20일→3월14일→2월28일로 일러질 수 있다. 현재 4월4일께 피는 벚꽃의 경우 3월29일→3월22일→3월10일로 개화일이 당겨질 것으로 예상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봄꽃 개화일이 일러지는 것은 막지 못할 것으로 추정됐다.

저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금세기 후반기 봄꽃 개화일은 3월15일(개나리·진달래)과 3월25일(벚꽃)로 현재보다 열흘 정도 당겨지리라 전망된다.

봄꽃 개화일은 과거에 견줘 이미 많이 앞당겨진 상황이다.

작년 서울에서 개나리는 3월19일, 진달래는 3월16일, 벚꽃은 3월24일 폈다. 특히 지난해 서울 벚꽃 개화일은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일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세기 후반기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꺼번에 개화하거나 진달래가 더 이르게 필 것으로 예상된다. ⓒ 아이클릭아트

아울러, 봄꽃 개화일이 앞당겨지는 폭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점과 꽃에 따라 개화일 차이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식물은 기온 등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시점에 꽃을 피운다.

현재는 통상 개나리가 진달래보다 먼저 핀다. 하지만 이번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이번 세기 후반기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꺼번에 개화하거나 진달래가 더 이르게 필 것으로 예상된다.

봄꽃들이 동시에 또는 순서를 뒤바꿔 피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서울에선 개나리와 진달래가 3월 27일에 한꺼번에 개화했다.

또 작년에는 서울에서 진달래(3월 16일 개화)가 개나리(3월 19일 개화)보다 사흘 먼저 폈다.

개화일이 뒤죽박죽된 원인의 하나로 봄철 이상고온현상이 잦아진 점이 꼽힌다.

즉 '개나리는 필만한데 진달래가 피기엔 낮은 기온'을 건너뛰고 '개나리도 진달래도 필 만큼 높은 기온'이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100년 만에 벚꽃이 가장 이르게 핀 작년 3월의 경우 전국 평균기온이 8.9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상고온 발생일(기온을 평년기온과 비교해 순서대로 배치했을 때 상위 10% 안에 드는 날)은 최저기온 기준으로 9.8일이고 최고기온 기준으로는 8.3일로 직전 해(최저기온 기준 4.3일·최고기온 기준 5.4일)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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