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직원 작성한 내부 문서 공개돼 논란
서울교통공사 직원 작성한 내부 문서 공개돼 논란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3.18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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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를 싸워 이겨야 할 적으로 규정
전장연, 공사 사장의 사퇴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어
장애인 단체가 18일 지하철 시위 대응 문서를 작성한 서울교통공사의 잘못을 따지며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앞에서 공사 사장의 책임 있는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연합뉴스

[휴먼에이드포스트] 서울교통공사의 홍보담당 직원이 작성한 '장애인단체 대응 전략' 문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지난해 말부터 출근길 지하철에서 '장애인 탈시설 및 권리예산 쟁취'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해왔다. 

이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문서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고사성어까지 써가며 전장연을 싸워 이겨야 할 적으로 보았다.

이 문서는 최근 서울교통공사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현재는 (전장연이) 출근길 시위로 잠시 휴전 상태지만 디테일한 약점은 계속 찾아야 한다" "여론전 승부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대응 전략을 담고 있다.

특히 "'마땅히 사회적 약자를 도왔어야지!' 흐름을 이겨내기 어렵다"며 "약자는 선하다는 기조의 기성 언론과 장애인 전용 언론 조합과 싸워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9일 한 시민이 출근길 5호선 전동차 안에서 '할머니 임종을 보러 가야 하는데 전장연 측이 열차를 막아 갈 수 없다'며 항의한 사건을 성공적인 여론전의 사례로 제시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 문건에 대해 "언론공작 문건"이라고 비판하고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7일 사과문을 내고 "그동안 우리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해온 수많은 노력이 빛바래지고 무위로 돌아갈까봐 너무도 가슴 아프고 두렵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에 대한 교육을 다시금 철저히 실시"하겠다고 했다.

공사 측에 따르면 이 문서는 현재 삭제됐으며, 해당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장애인 단체의 기자회견 장면. ⓒ 연합뉴스

한편, 장애인 단체는 18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발해 서울교통공사까지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을 작성한 서울교통공사의 잘못을 따지며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앞에서 공사 사장의 책임 있는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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