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애인 정책 OECD 18개국 중 점수 가장 낮아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 OECD 18개국 중 점수 가장 낮아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4.0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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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하 박사, 《비판사회정책》 최신호서 차별법제·소득보장 등 분석 논문 발표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휴먼에이드포스트]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정책 예산 확보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영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가 학술 계간지 《비판사회정책》(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간) 최신호 '장애인 정책 유형화 : 차별법제, 소득보장정책, 고용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러한 분석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분석은 OECD 37개 회원국 중 장애인 관련 차별금지법이 없거나 소득보장 정책이 명확하지 않은 19개국을 뺀 18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분석 분야는 △차별법제 △소득보장정책 △고용정책 3가지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18개국 중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법제' 분야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직·간접차별 금지 등을 명시한 법이 있는지를 평가했는데, 한국은 표준화 점수 1점 만점 중 0.51점을 받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0.00점), 호주(0.25점) 등은 한국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받는 상병수당 등 급여 수준과 급여 지속 기간 같은 요소를 중점적으로 살핀 '소득보장정책'에서도 한국은 0.05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소득보장 면에서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미국(0.00)이 유일했다.

장애인 지원고용 프로그램과 근로 인센티브 등을 평가한 '고용정책' 측면에서 한국은 유일하게 0.00점을 받아 18개국 중 최하위였다.

논문은 이런 점수를 바탕으로 분석 대상국을 △이상적 장애인 정책 실현형 △소득보장 및 고용 강조형 △차별법제 및 고용 강조형 △차별법제 강조형 △다차원적 부족형 등 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세 분야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이상적 장애인 정책 실현형'은 독일·노르웨이·스웨덴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는 장애인 차별금지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소득보장정책과 안정적인 장애인 고용 프로그램을 가진 것이 공통점으로 분석됐다.

그 아래인 '소득보장 및 고용 강조형'·'차별법제 및 고용 강조형'에는 각각 핀란드·네덜란드·오스트리아·프랑스가 포함됐다.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는 지급 기간이 길고 소득대체율이 높은 장애 관련 수당을 갖고 있어 '소득보장 강조형'으로 분류됐고, 덴마크·영국·호주는 '고용 강조형', 캐나다·벨기에는 높은 차별 금지 인식을 가진 '차별법제 강조형'이었다.

우리나라는 미국·일본과 함께 차별법제, 소득보장정책, 고용정책 등 모든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다차원적 부족형'으로 분류됐다.

한국·미국·일본은 차별법제 차원에서는 차별 금지 규정이 있고, 고용정책 차원에서는 수급자를 위한 근로 인센티브가 높았으나, 법으로 혐오나 장애인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는 데에서는 부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소득보장 차원의 소득대체율, 지급 기간 등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 박사는 연구 결과의 함의에 대해 "장애인 복지 지출 예산을 증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GDP 대비 장애 급여의 공공지출 비중을 보면 한국 장애인 복지예산은 OECD 최하위권"이라며 "복지예산의 획기적 증가와 이를 통한 장애인 소득보장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 일자리의 유연성 강화와 고용주 지원이 필요하다"며 "장애인이 원하는 직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개방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지역사회 사업체에서 장애인 고용을 적극 확대할 수 있도록 국가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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