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슬픔으로 마케팅 행사 줄줄이 취소
'이태원 압사 참사' 슬픔으로 마케팅 행사 줄줄이 취소
  • 정민재 기자
  • 승인 2022.11.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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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소비 시즌' 맞아 주춤... 유통업계 "일단 애도 기간 끝날 때까지 지켜보자"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왕 빼빼로가 진열 돼 있다. ⓒ 정민재 기자
이마트트레이더스. 왕 빼빼로가 진열 돼 있다. ⓒ 정민재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3일 CU편의점 북가좌점과 이마트트레이더스 수색점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기업들이 연말 ‘소비 시즌’을 맞아 준비한 마케팅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같은 최소 현상은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핼러윈데이가 마케팅 행사로 심하게 변했다는 등 비판이 제기된 게 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세일페스타(11월 1일~15일), 카타르월드컵(11월 20일~12월 18일), 크리스마스(12월 25일)까지 이어지는 대목 마케팅이 핼로윈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참사로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단 우려에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이 시기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연중 최대 쇼핑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라 국내 유통 업체들도 초대형 행사를 기획해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만큼 매출도 한 해 중 가장 크게 뛰는 기간이지만 뜻밖의 변수를 만난 것이다.

CU편의점 북가좌점. ⓒ 정민재 기자
CU편의점 북가좌점. ⓒ 정민재 기자

우선 업계에선 빼빼로데이(11월 11일) 마케팅을 축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빼빼로데이 행사를 준비하던 롯데제과는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않기로 했다. 스틱 과자 포키(Pocky) 제조사 해태제과도 마케팅 중단을 결정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 업체들은 상품 주문이 완료된 상황이지만 행사에서 제외된다.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편의점 4사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준비했던 모든 이벤트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이벤트 진열 매대에 빼빼로를 배치만 하는 수준으로 행사를 축소 운영한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미 입고된 빼빼로에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 점포 내 이벤트 매대 진열 판매만 하기로 했다. 

이마트트레이더스 수색점. ⓒ 정민재 기자
이마트트레이더스 수색점. ⓒ 정민재 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는 이달 17일 예정된 대입 수학능력시험 관련 행사도 차분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 역시 연말 주요 이벤트인 크리스마스 맞이 매장 외부 단장 행사를 올해는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일 크리스마스 외벽 장식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점등 이벤트를 중단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소규모 빼빼로. ⓒ 정민재 기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소규모 빼빼로. ⓒ 정민재 기자
CU편의점에 진열된 빼빼로. ⓒ 정민재 기자
CU편의점에 진열된 빼빼로. ⓒ 정민재 기자

이달 20일 시작되는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마케팅에 주류업계 또한 자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우선 브랜드 캠페인을 최소화했다. 카타르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는 불과 닷새 전만 해도 전방위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이태원 참사라는 돌발 변수를 만났다. 회사 내부적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본 후 마케팅 규모와 시기, 오프라인 파티 행사 진행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연말 이후에도 데이 마케팅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빼빼로데이를 비롯해 밸런타인·화이트데이 등 연말부터 연초 시즌에 인파가 몰릴 수 있는 대규모 마케팅을 지양하고 기념일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도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단 애도 기간이 끝날 때까지 마케팅을 미루고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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