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여,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환희여,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 송창진기자
  • 승인 2022.12.19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연 감상] 2022 서울시향, 베토벤 '합창'
지휘자 김선욱과 서울시립교향악단, ‘2022 베토벤 ‘합창’’의 커튼콜. ⓒ 송창진 기자
지휘자 김선욱과 서울시립교향악단, ‘2022 베토벤 ‘합창’’의 커튼콜. ⓒ 송창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 롯데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2022 서울시향 베토벤 ‘합창’’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이자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지휘자 김선욱과 국내최정상급 성악가 △박종민 (베이스) △박승주(테너) △황수미(소프라노) △이아경 (메조소프라노)과 △안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출연했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그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교향곡으로 1824년에 완성되었다. 여덟 번째 교향곡을 작곡한 지 12년 만의 일로, 베토벤은 '교향곡은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기악곡'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 역사상 최초로 솔리스트와 합창단을 등장시켰다. 4악장에 합창이 나오기 때문에 이 곡은 ‘합창’이라는 부제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는데, 너무나 친숙한 이 노래는 독일의 시인 실러가 1786년에 발표한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인 것이다.

베토벤과 실러의 인연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토벤은 20대의 청년 시절부터 괴테와 실러의 시에 심취해 있었고, '환희의 송가'를 읽고 난 뒤에는 언젠가 이 시에 곡을 붙일 결심을 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스물세 살이었고, 그 결심이 실현되기까지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베토벤은 1824년 2월경 이 곡을 완성했고, 그해 5월 7일 오스트리아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2년 전, 런던 필하모닉 협회로부터 새로운 교향곡을 부탁받았을 때, 베토벤은 오래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교향곡을 마무리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몇 년 전부터 작업해 오던 교향곡에, 실러의 시를 바탕으로 한 합창을 넣어서 새로운 형태의 교향곡을 써나갔다. 사실, 실러의 시를 사용한 노래의 선율은 그보다 훨씬 전인 1798년에 스케치 악보가 완성된 상태였는데, 그때의 스케치가 25년이 훨씬 지난 후에야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에 사용되면서 빛을 보게 되었다.

<합창> 교향곡을 쓸 당시 이미 베토벤의 귀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그는 내면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면서 작곡을 이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작곡이 아니라 지휘였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을 대신해서 케른트너토어 극장의 카펠마이스터인 미하일 움라우프가 지휘봉을 잡았고 악장인 이그나츠 슈판치히가 단원들과 눈빛을 교환하면서 호흡을 맞춰갔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던 베토벤은 지휘자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악보를 넘겨가면서 연주자와 교감하고 초연 무대를 함께 만들어갔는데, 그가 악보를 넘기는 순간은 실제 연주의 진행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이처럼 완전히 귀가 멀었던 베토벤은 모든 연주가 끝나고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을 때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고, 결국 알토 독창자가 알려줘 간신히 청중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서는 베이스 독창이 먼저 부르고, 2명의 소프라노와 테너 그리고 전체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환희하여, 함께 노래하며 화합하자”라는 작곡가 베토벤 자신의 희망 메시지를 선물이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싶었다. 

내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다채롭고 다양한 음악회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