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핸디캡이었던 것들이 특별한 첼로 연주가 되었어요"
"저에게 핸디캡이었던 것들이 특별한 첼로 연주가 되었어요"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02.0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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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시각장애 첼리스트 김보희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면 무대에서 연주하고 난후의 배경을 상상해보며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응원하는 김보희 ⓒ 휴먼에이드포스트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면 무대에서 연주하고 난후의 배경을 상상해보며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응원하는 김보희 ⓒ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4일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시각장애 첼리스트 김보희를 만났다. 김보희는 이번 '제6회 툴뮤직장애인음악콩쿠르'대회에서 첼로 부문 2등으로 수상을 했다. 수상자음악회 공연전에 김보희에게 수상소감 및 첼로를 연주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첼리스트 김보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제6회 툴뮤직장애인음악콩쿠르'대회에서 첼로부문 2등 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릴게요.

◇ 먼저 2등을 주신 툴뮤직 심사위원님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제 옆에서 첼로를 사랑으로 가르쳐주신 김영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신 지인분들께 감사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매번 콩쿠르에서 상을 받을 때마다 굉장히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껴요. 이번 '툴뮤직장애인음악콩쿠르'에서 "2등"이라고 발표된 날은 다른 대회에서 상을 받은 날보다 더 의미있고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저의 시각장애가 콤플렉스가 아닌 무대에서 더 빛날 수 있었고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콩쿠르가 열릴 때마다 참가해 보려고 합니다.

 

◆ '제6회 툴뮤직장애인음악콩쿠르' 경연대회에 대한 설명부탁드립니다.

◇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는 많은 장애 아티스트들에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실력 있는 장애 음악가를 육성하고 발굴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료로 참가하는데, 부담감 없이 저도 마음 편히 대회에 임했습니다. 

 

◆ 첼로를 연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아홉 살에 취미로 첼로를 시작하였고, 오랫동안 할 생각은 없었는데, 제가 뭘 했을 때 가장 행복한 지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제 옆에 항상 친구처럼 첼로가 있었고, 19살 때 6개월만에 음악대학교에 시험을 보고 입학해서 김영은 교수님께 첼로를 배우면서 첼로 연주하는 걸 사랑하게 되었어요. 

첼리스트 김보희 ⓒ 휴먼에이드포스트
첼리스트 김보희 ⓒ 휴먼에이드포스트

◆ 연습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일단 눈이 안보여서 악보를 보는데 어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악보를 보고 연주를 할 수가 없어 레슨을 받으러 가기 전에 솔로곡, 앙상블곡, 오케스트라곡 등 모든 악보를 음원으로 듣고 바로 외워서 레슨을 받고 연습하며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거의 4~5배의 연습 시간을 더 가지며 노력해야 따라잡을 수 있는 점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첼로가 너무 좋고 연습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 8~9시간 동안 연습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악보는 머릿속에 외워져 있어요. 가르쳐주시는 교수님께서 항상 응원을 해주셔서 오히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눅들지 않고 원동력이 되어서 열심히 첼로 연습을 하게 되요. 무대에 올라갈 기회들이 많이 생김으로 자신감이 넘치고 좋은 경험들이 쌓이게 되요. 저에게 핸디캡이었던 것들이 특별한 첼로 연주가 되었어요. 

김보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김보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 시각장애가 있으신데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 시각장애가 있어서 첼리스트로 활동할 때 힘들었던 점은 아직까지는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연주할 장소로 이동하는데 첼로가 커서 부모님과 함께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혼자 악기를 들고 처음 가는 길은 길을 잃어버지 않을까 조금 마음이 두렵고, 악기도 무거워서 대중교통으로 혼자 다니기 힘들고 무서웠어요.

 

◆ 첼리스트로서 김보희님의 꿈과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 시각장애 첼리스트로서 저의 꿈은 한 사람이라도 저의 첼로 연주를 듣고 용기와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고,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물해주는 첼리스트로 살아가는 게 꿈입니다. 앞으로 저의 계획은 '파라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안한 여러 공연과 연주를 멋지게 소화해내고 싶어요. 그리고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오케스트라'에서 첼로로 전국과 해외에서 연주하고 싶어요. 

제가 1년 전부터 자폐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첼로와 피아노 개인레슨을 해주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예쁜 음악을 선물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저에게 어떤 기회들이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감사히 받아드리며 해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김보희와 함께 기념사진 ⓒ 휴먼에이드포스트
김보희와 함께 기념사진 ⓒ 휴먼에이드포스트

◆ 음악가를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응원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음악가를 꿈꾸는 꿈나무들! 여러분들이 음악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마시고 무대에서 멋지게 연주하고 난 후 박수갈채를 받는 날을 상상해보길 바라요. 어려운 상황이 와도 극복한다면 꼭,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있을 거에요. 이 세상에 많은 연주자들이 있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가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인들이에요. 

절대 장애가 있다고 해서 주눅 들지말고, 자신있게 나만의 연주를 들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멋지게 무대에 올라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물할 수 있는 날이 있길 바랍니다. 나중에 꼭 무대에서 저와 같이 만나서 연주하면 좋겠어요. 나중에 무대에서 저와 같이 만나서 연주하면 좋겠어요. 나중에 만나요 꼭.

 

첼리스트 김보희는 인터뷰를 마치고 '제6회 툴뮤직장애인음악콩쿠르' 수상자 음악회 무대에 올라 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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