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박지은 선수가 '휠체어 럭비'를 포기 못하는 이유
'국대' 박지은 선수가 '휠체어 럭비'를 포기 못하는 이유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04.11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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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 유일 여성 '휠체어 럭비' 선수 "단일팀으로 출전했으면..."
 박지은 국가대표선수 ⓒ 김민진 기자
 박지은 국가대표선수 ⓒ 김민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대한민국 휠체어 럭비계의 홍일점'인 박지은 선수를 지난 5일 충남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에서 만났다. 우리나라 유일 여성 휠체어 럭비 국가대표인 박 선수는 현재 휠체어 럭비팀인 충남 레피드 RC 소속이며,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위촉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선수는 2018년도에 방영된 MBC <우리동네 피터팬>이란 프로그램에서 '국가대표 삼남매'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으며, 이외에도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다. 이외에도 그는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박지은 선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번에 참가해서 2위를 수상한 'WWR Women’s cup'는 어떤 대회인가요?

◇ 전 세계 장애인 여자 휠체어 럭비선수들이 모여서 시합하는 대회입니다. 이번에는 한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핀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참가를 했습니다.

 

◆ 'WWR Women’s cup'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 좋기도 하지만 아쉬웠던 경기였습니다. 이유는 아직까지는 여자 휠체어 럭비 선수가 저 말고는 없어서, 저를 비롯한 팀원이 각 나라에서 모여 시합을 했기 때문에, 한 번도 연습을 못 해보고 시합을 했기에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저희가 다섯 팀 중 2위를 했다는 결과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언어와 시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 맞춰서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값지다고 여겨집니다. 

 

◆ 다른 운동보다 럭비가 과격하다고 알려졌는데, 휠체어 럭비선수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저는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늘 같아요. 저는 대학교 학창시절 휠체어 럭비라는 동아리를 접하기 전엔 장애로 인해 운동이란 걸 아예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휠체어를 접했을 때 천천히도 밀어보고 빨리 밀어도 보고 또 경기를 나갔을 때 달리면서 바람을 맞는 것과 심장이 뛰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힘든데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휠체어럭비선수와 인터뷰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휠체어럭비 박지은선수와 인터뷰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 휠체어 럭비를 영상으로 보기도 하고 직접 경기하는 것을 봤어요. 상대방의 공을 뺏고 지키면서 경기를 하다 보면 몸에 큰 충격이 가해지거나 휠체어가 뒤집혀 지기도 할 텐데, 몸 관리나 부상에 대비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 저는 근육병이다 보니까 경기가 끝나고 통증이 있을 때 스트레칭을 더 많이 해주고 마사지를 하는 편입니다. 휠체어 럭비를 하면서 잦은 충격에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생겨서 '아프지만 할 수 있는 한 이겨내자'라는 마음으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근육병이기 때문에 제가 조금이라도 힘이 빠지기 전에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휠체어럭비 훈련하는 모습 ⓒ 김민진 기자
휠체어럭비 훈련하는 모습 ⓒ 김민진 기자

◆ 지체장애를 갖게 된 계기와 또 이를 잘 극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마음 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 저는 지체장애를 갖게 된 계기가 없었으며, 4살부터 천천히 근육이 빠지는 희귀병입니다.그래서 좌절할 때도 있고 난 왜 이런 장애를 갖게 되었을까 이런 원망도 할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장애로 인해 너희가 할 수 없는 건 없다"며 강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셨어요. 제가 장애를 가져서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하나씩 이루어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장애를 갖고도 할 수 있는 일, 운동, 강사 활동 들을 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휠체어 럭비선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앞으로 여자 선수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휠체어 럭비는 혼성 종목이고 굉장히 격한 종목으로 알려져 있어요. 경기를 볼 때 조금은 두려울 수도 있지만 (휠체어를) 타보면 활동적이고 격렬하며, 몸이 아프거나 심한 충격은 없어요. 앞으로 휠체어 럭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해보면 좋겠어요. 여자인 저도 하고 혼성 종목이다 보니까 남녀가 섞여서 하는데 무서운 종목은 아니에요. 경기를 하다가 공을 뺏고 뺏기기 때문에 격렬한 종목인데, 앞으로는 여자 선수들도 좀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2년 뒤에는 한국에서 여자 선수팀을 꾸려서 저희도 단일팀으로 경기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스포츠에 관심이 있기는 한데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거나 망설이는 장애인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저희와 같이 운동도 해보고, 서로 조언도 해주고 같은 선수로서 도와줄 수 있으니까, 도전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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