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표 구하고 왔더니 여기저기 빈자리"
"힘들게 표 구하고 왔더니 여기저기 빈자리"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8.03.10 0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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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패럴림픽 단체로 표 구매후 "출석율은....?"

[휴먼에이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성화점화가 진행됐다. 이번 패럴림픽은 지난 1988년 서울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패럴림픽에는 49개의 나라에서 570명이 출전한다.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는 패럴림픽. 휴먼에이드포스트는 소속 수습기자들과 함께 이모저모 개막식을 살폈다. 패럴림픽은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개최된다.

사진과 함께 포토뉴스 기사들은 휴먼에이드포스트 일반기자단과,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직무교육을 마치고 활동중인 수습기자들의 시선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표가 없어서 못들어오는 사람들도 많던데...." 

하지만 개막식 시작후 1시간이 훌쩍 넘은 9시 20분. 개막식의 관중석은 여기저기 비어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연이은 폭설로 평창패럴림픽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들어오는 길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지요. 기자도 안내원의 지휘에 따라 올림픽 전용 환승주차장을 들어갔지요. 주차를 하라는 곳에 착하게 주차를 했지만, 환승버스를 타러 가는 곳은 실로 엄청나게 멀었습니다. 허허벌판에 살을 에이는 눈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걸어가서 환승버스를 타야했습니다.

지인분은 승용차를 이용해 오는 길에 몇 번의 '출입통제'를 당해서 30분이면 올 수 있는 주차장을 2시간씩 돌고 돌아 찾아왔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덕분에 군데군데 빈자리를 보면서도 우리는 날씨탓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차량통제를 많이 한 위험한 빙판길을 탓해 보기도 했습니다. 

"에고 무슨 소리요. 기업들이 단체로 표를 구입해서 빈자리가 많은 거래요. 일반 사람들은 표가 없어서 안타깝게도 못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 빈자리는 전부 모 기업들이 단체로 표를 구입해 놓고 참석을 안했기 때문이래요."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한 청년의 이야기. 함께 개막식을 온 통신회사 모 임원에게 이런 사실을 물었더니 모르쇠로 답했을 뿐이었다.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대기업들이 정부 눈치를 보기는 했지"  

지난해 정부는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기업들의 후원을 요청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이낙연 총리가 "후원사 임직원, 국민들이 함께 해 올림픽이 성공하는 데 도움을 달라. 올림픽 성패는 첫날 개막식 때 스탠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한 말이 기억이 났습니다.

재계에 따르면 SK, LG, 롯데, GS, LS, 금호아시아나, 두산, 한진, 코오롱 등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입장권을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답조차 하지 않았구요.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에서는 한화와 포스코만 입장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기업이외에 정부산하공기업들도 티켓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화는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경기 등의 입장권 1400장을 구매했다고 하네요. 표를 구입해 외국군 장교에게 기증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포스코는 개회식 및 폐회식 입장권,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등 9개 종목 입장권 등 총 1300장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빈자리를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으니 어느 기업이 아까운 표를 허공에 날린 건지는 알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패럴림픽 개막식의 그 빈자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낳은 빈자리를 보면서 3시간전 매표소 앞에서 "자리가 정말 하나도 없나요?" 를 물으면서 아쉽게 입구를 배회하다가 돌아선 관광객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개막식의 화려한 모습 사이로 보이는 빈자리들. 어렵게 구한 티켓을 들고 입장한 기자입장에서는 저 자리 한자리 한자리가 아깝기만 하다. =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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