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수해 참사로 잃은 소 위령제 '눈길'
전남 구례, 수해 참사로 잃은 소 위령제 '눈길'
  • 전은숙 기자
  • 승인 2020.09.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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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민들 "수자원공사와 환경부가 책임…피해 전액 보상" 요구

[휴먼에이드포스트] "물에 빠져 죽어가던 소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수해 참사로 죽어간 소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위령제에서는 곡소리가 울려 퍼졌고,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침통한 표정이었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군청 앞에서 수해로 숨진 소의 넋을 달래는 노제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구례군청 앞에서 수해로 숨진 소의 넋을 달래는 노제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소를 키우는 농가가 많이 모여있는 양정마을은 지난 8월7일에서 9일 기록적으로 폭우가 내린 뒤,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겪었다. 다행히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소 500여 마리가 수장됐으며, 살아남은 일부 소 200여 마리도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폐사했다. 

이번 위령제는 당시 죽어간 소들의 영혼과 농민들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열었다. 주민들은 위령제를 시작으로 양정마을에서 구례군청 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 이후 섬진강 댐으로 가 다시 한번 위령제를 올렸다. 

위령제와 노제 과정을 지낸 주민들은 "섬진강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의 잘못으로 이러한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섬진강수해극복 구례군민대책본부 관계자는 "농민들은 자식처럼 애지중지 기르던 소들이 매일 처참하게 죽어 나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턱없는 보상으로 낙심과 실망하다 이제는 분노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례군민들은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 전액을 배상받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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