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파라다이스가 여기에"
"내 인생의 파라다이스가 여기에"
  • 혜원 레든 객원기자
  • 승인 2021.01.1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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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화법의 스타일과 특색있는 색채를 뽐내는 6명 작가의 작품들이 주는 희망과 위로
섬을 그리다 전시회 ⓒ혜원레든
'섬을 그리다' 전시회장에서. ⓒ 혜원 레든

당신에게 있어 파라다이스는 어떤 곳인가요? 우리가 마주하는 공간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공기, 냄새, 장소의 느낌이 달라지듯 해석하는 정의도 달라질 것 같아요. 오늘은 제가 정의하는 파라다이스로 초대할게요.

먼저, 제가 생각하는 파라다이스를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광활한 바다, 햇볕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물결을 보고 서 있는 당신, 하얗고 고운 모래가 당신의 발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상쾌한 산들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흔들리는 야자나무의 부드러운 잎… 그리고 밝은 햇살이 당신의 피부에 부드럽게 닿을 때, 몸으로 스며드는 따뜻함이 느껴지나요?

여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감동을 선사해요. 힐링, 탈출, 변화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지요.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합니다. 지난 2020년 한 해는 코로나19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경제적인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국경을 닫았습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람 많은 곳은 가지 않기, 집에서 머무르기 등 감염병의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인생에 있어 필수요소인 '여행'에 엄격한 제한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를 거쳐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 등 제어할 수 없는 감정 변화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우울증 증상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더 심한 여행에 대한 욕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날씨가 매섭도록 차가웠던 지난 12월, 외교부와 태평양관광기구는 발달장애 아티스트 6명과 함께 특별 전시회 'Island, Revisited in Art'를 개최, 14개 태평양 국가의 섬들을 서울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어요.
취재요청을 받아 미리 검색해보았어요. '섬을 그리다'라는 타이틀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서 '그리다'라는 뜻은 '그리는 섬'의 의미와 '그리워하다'의 의미를 함축하여 만든 뜻이라고 해요. 짧고 간결한 표현이지만 이 제목에 담긴 특별한 의미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전시회 당일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서 진행되었어요. 전시회를 찬찬히 둘러보았어요. 작품을 보는 순간 기대했던 것처럼 존경과 감동이 밀려왔어요. 발달장애 작가들은 각자 관심 있는 섬나라를 선택하고, 그 나라의 문화, 자연, 환경 등 깊이 연구해 적극적으로 그림으로 묘사했어요. 특히, 이 전시회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화법의 스타일과 특색있는 색채를 뽐내는 작가 6인의 작품들을 전시했다는 것이에요.
전시회는 여행에 대한 깊은 열망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키기 충분했어요. 아울러 예술가들이 단순히 풍경 그림이 아닌 그들의 개인적 관심사와 특징을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진부하지 않은 특별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윤진석 작가의 솔로몬 제국
윤진석 작가의 '솔로몬 제국'. ⓒ 휴먼에이드포스트

예를 들어, 윤진석 작가는 마이크로네시아, 솔로몬 제국, 그리고 쿡 아일랜드 3국의 자연을 자신의 관심사인 시계와 접목해서 그렸어요. 그림 속 섬나라에는 각각 12시 10분, 1시 30분, 1시 50분으로 시간과 함께 표현되었는데, 태평양 섬나라의 편안함, 한가로움, 여유로운 모습을 시간으로 그려냈다고 해요.

황성제작가의 나우루 해변
황성제 작가의 '나우루 해변'. ⓒ 휴먼에이드포스트

로봇을 사랑하는 황성제 작가는 나우루와 통가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재기발랄한 로봇 캐릭터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피크닉을 즐기고, 다함께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을 그렸어요. 지금 우리가 간절히 바라고 꿈꾸는 코로나 종식 이후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에요. 또한 세계 유명 다이빙 포인트인 '마셜제도'에서 로봇들이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조화롭게 담아냈어요.

임이정 작가의 사모아 국기와 자연
임이정 작가의 '사모아 국기와 자연'. ⓒ 혜원 레든

자신을 '색면작가'로 부르는 임이정 작가의 작품은 강렬한 색깔이 특징이에요. 각 나라의 국기에서 영감을 받아 색면 추상으로 표현했다고 해요. 야수르 활화산의 피어오르는 불꽃을 바누아투 국기의 화려함으로 그려냈고, 사모아의 국기와 투발루 국기의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등 자연과 가까운 컬러감을 통해 강렬함과 온화함을 전달했어요.

주얼리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인 심승보 작가는 파푸아뉴기니의 국조인 극락조를 국기와 함께 그려내 상징성을 더했어요. 또한, 아름다운 섬나라 키리바시에 대해 알아보던 심승보 작가는 키리바시 여성들의 신비로움에 감명을 받았다고 해요. 본인에게도 아름다운 사랑이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을 그림에 반영했어요.

심승보 작가의 키리바시 여성
심승보 작가의 '키리바시 여성'. ⓒ 휴먼에이드포스트

이 전시회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시야를 통해 섬을 바라볼 수 있어 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나라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신현채 작가_ 니우에 하늘의 혹등고래 모녀
신현채 작가의 '니우에 하늘의 혹등고래 모녀'. ⓒ 휴먼에이드포스트

작품에 취해있을 무렵, 작가들의 소감을 담은 영상이 나왔어요. 깨끗한 밤하늘과 혹등고래를 만날 수 있는 니우에를 그린 신현채 작가는 조각보처럼 다채로운 색을 이용한 화풍이 특징이에요. 항상 "넌 아름답고 신비로운 섬이야"라고 말씀해주시는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이 신현채 작가의 밝고 따듯한 그림으로 승화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태환 작가의 팔라우 바다거북
김태환 작가의 '팔라우 바다거북'. ⓒ 휴먼에이드포스트

마지막으로 김태환 작가는 디즈니 동물 캐릭터를 좋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동물을 좋아하는 김태환 작가의 특징은 아무리 무서운 동물을 그리더라도 맑고 따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요. 이번 작품에서는 피지와 팔라우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과 듀공에 초점을 두었어요. 거대한 바다거북과 듀공은 김태환 작가의 의해 순수한 동물로 재탄생 되었어요.

그들이 그린 태평양 섬들은 내가 늘 머릿속에 그리는 '파라다이스'와 정확히 일치했어요. 자연스럽게 나의 버킷리스트는 태평양 섬들의 방문이 되었어요. 지평선 멀리 내다보이는 붉은 태양 아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바다 위에 떠 있을 날이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지금 그림을 보며 달콤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저는 진짜 여행이 주는 감동보다 더 큰 위로와 힘을 얻었어요. 이 특별한 전시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알게 모르게 지쳐 있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어요. 모두가 힘든 이 순간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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