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앙금꽃 떡케이크로 사랑을 전하는 '플로앙' 소지은 대표
[기자가 만난 사람] 앙금꽃 떡케이크로 사랑을 전하는 '플로앙' 소지은 대표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1.09.17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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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고 섬세한 손재주 필요…"정성 들어간 만큼 성취감도 큰 앙금꽃의 매력에 빠졌어요"

 

작은 떡케이크 공방 '플로앙'을 운영하고 있는 소지은 대표. ⓒ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골목길에는 '플로앙'이라는 작은 떡케이크 공방이 있다. 이곳에서 떡케이크와 앙금꽃 장식까지 만들며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소지은 대표를 만났다.
그녀는 원래 디자인 관련 분야에 10년 동안 종사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고,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아직 잘하지 않는, 이른바 '블루오션'의 일을 찾다가 앙금꽃 떡케이크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후 섬세함과 미적 감각이 요구되는 앙금꽃을 만드는 매력에 빠져서 6년 넘게 하고 있다.
SNS를 통해 그녀의 떡케이크를 알게 된 사람들은 맛과 모양에 매우 만족하고, 그녀의 정성에도 감동을 받아서 늘 좋은 댓글과 후기가 끊이지 않는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을 때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소지은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소지은 대표가 떡케이크에 올릴 앙금꽃 장식을 만들고 있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 앙금꽃 떡케이크는 무엇인가요?
◇ 말 그대로 백설기 위에 앙금으로 꽃을 만들어서 올리는 떡케이크입니다. 일반 케이크보다는 장식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아이 돌잔치나 부모님의 생신 등 특별한 날에 많이 찾아요. 100%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데 그래서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에요.

◆ 케이크에 꽃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누군가를 축하할 때 꽃을 많이 선물하잖아요. 저는 꽃을 좋아하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좋아하니까 저는 케이크에 꽃을 올려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캐릭터 모양 케이크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요.

◆ 여성 CEO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꼼꼼함이에요. 혼자 운영하다 보면 장식용 꽃을 만들고 떡을 찌는 것 외에도 자잘하게 챙겨야 하는 업무들이 많거든요. 떡케이크를 만들기 위한 도구와 포장용 물건 준비하기, 쌀집과 과일가게 등 거래처에서 재료를 사기 등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요. 또 택배를 많이 받다 보니까 기사님들과도 친분을 가져야 해요. 안 그러면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막 던져놓고 가시거든요. 어떤 기사님들은 문이 닫혀 있으면 밖에다 두고 그냥 가세요. 그러면 더운 여름에는 재료가 상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보관에 주의하고 있어요.

소 대표는 자신이 만든 떡케이크를 먹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볼 때 행복하다고 한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 가을에는 어떤 색깔과 모양의 케이크가 인기가 많나요?
◇ 꽃은 자연 속에서 계절마다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보통 그 계절에 맞는 꽃을 케이크 장식으로 정했어요. 가을에는 국화, 다알리아 같은 꽃을 많이 만들어요. 손님들도 가을이 되면 오렌지처럼 차분한 색을 많이 찾아요. 그 외에도 여름에는 파란색 계열, 겨울에는 빨간색 계열이 인기가 많습니다.

'플로앙' 소지은 대표가 만든 앙금꽃 떡케이크. ⓒ 소지은 씨 제공

◆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을 위한 수업이나 여러 가지 봉사활동 계획이 있는지요?
◇ 사실 계획은 세웠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고 있어요. 코로나 상황 전에는 제 공방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떡케이크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했어요.
제 공방이 있는 사당동은 여러 공방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방거리예요. 처음에 오픈했을 때는 저밖에 없었는데 하나둘 생기면서 이제는 공방거리가 되었어요. 공방연합회라는 단체도 생겼고요. 그래서 공방을 운영하는 분들과 함께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추석이나 어버이날에 떡케이크를 만들어서 기부하거나 장애인을 비롯해 소외계층에게 떡케이크 강의 같은 것을 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못 하다보니 진행할 수가 없었어요. 동작구에 ‘삼성떡프린스’라고 장애인보호작업장인 사회적기업이 있어요. 장애인들이 떡을 만들어서 팔고 카페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곳에서 앙금플라워를 배워서 판매하고 싶다고 제안이 오기도 했었는데, 아직 실행을 못하고 있어요.

소 대표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바깥으로 나오니 비가 와서 날씨가 잔뜩 흐려 있었지만 어쩐지 마음은 햇살 아래 있는 것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번 추석 명절, 코로나로 직접 만나지 못하는 친척과 지인들에게 떡케이크를 선물하면서 따뜻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소지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떡케이크 공방 '플로앙'. ⓒ 휴먼에이드포스트
소지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떡케이크 공방 '플로앙'. ⓒ 휴먼에이드포스트

 

 

* 현재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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