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 판 킬스동크 감독 "장애 넘어 많은 친구들 사귀길"
니콜 판 킬스동크 감독 "장애 넘어 많은 친구들 사귀길"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08.09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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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청각장애인 모험 영화 '오케이 땡스 바이'의 감독
영화 '오케이땡스바이'를 제작한 니콜 반 킬스돈크(Nicole van Kilsdonk)감독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영화 '오케이땡스바이'를 제작한 니콜 반 킬스돈크(Nicole van Kilsdonk)감독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휴먼에이드포스트] 제17회 부산어린이청소년국제영화제 '다름 안에서' 섹션을 통해 니콜 판 킬스동크(Nicole van Kilsdonk) 감독이 제작한 영화 <오케이 땡스 바이(2022)>가 청소년 단편영화 배리어프리로 상영됐다.

니콜 판 킬스동크 감독은 가족영화 <아빠 구출 대작전(2011)>, <아빠가 나무가 됐을 때 (2016)>작품으로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배리어프리란 영화 내용의 이해가 어려운 유아와 시청각 장애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음성으로 화면을 설명해 주는 '화면 해설'과 대사 및 음악, 소리 정보를 알려주는 '한국어 자막'을 넣은 영화다.

<오케이 땡스 바이>는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주제를 담은 영화다. 청각장애 소녀 제이미(12살)는 장애인 기숙학교로 전학하게 된다. 새 친구를 사귀고 싶지 않지만 우연히 같은 반 친구 이메인(13살)을 만난다. 이 둘은 함께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뜻하지 않은 모험을 하게 된다. 발랄하고 유쾌한 감성과 풋풋함이 느껴지는 두 소녀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무의식적인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다.

니콜 판 킬스동크 감독은 "청각장애인을 강조하는 영화는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듣지 못해서 일어날 수 있는 모험적인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 주인공 '제이미'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독립적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다"면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오케이 땡스 바이> 영화는 주인공이 청각장애인으로 12살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이유로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 특수학교를 방문하여 장애인 친구들의 일상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영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서 이들을 자주 볼 수 없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와 좌절들이 있음을 알게 되어 그것을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수화는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해서 영화 속에 담고 싶었습니다.

◆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감독으로서 가장 힘들 때와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촬영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 배우들에게 연기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수화 통역사와 함께 연기 연습하면서 영화 촬영하는 것은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오래된 기차를 빌려서 촬영하는 것과 노래를 선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배우들이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곡을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노래를 부르는 방법과 수화와 리듬, 움직임에 곡을 넣는 것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어려웠지만 수화를 배워서 촬영하고 연출하는 것이 빠르게 되지 않아서 제일 힘들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주차장 촬영 장면에서 음악이 잘 풀려서 좋았던 적이 있었고 두 소녀가 파리로 촬영을 갔을 때도 물론 영화 속에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었지만 소녀들이 행복해서 좋았습니다.

영화 '오케이땡스바이' 한 장면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영화 '오케이땡스바이' 한 장면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제공

◆ 감독과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습니까?

◇ 훌륭했습니다. 물론 배우를 선정하는데 긴 시간이 들기도 했지만 주인공 두 소녀를 찾은 것이 좋았습니다. 소녀들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영화 속 장면을 연습하고, 이야기하며 스스로 자신의 장벽과 부끄러움을 벗어던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거쳐 친해지며 연기를 배웠습니다.

◆ 이번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 상영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아시아 최초로 부산에서 상영되어 매우 기쁩니다. 아쉽게도 다른 영화를 편집하고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지만 제 영화를 선택해 줘서 고마웠습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반응이 궁금합니다.

◆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또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습니까?

◇ 관객들이 영화 속 마지막 곡처럼 쾌활하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을 사랑하고 그녀들의 에너지와 용기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청각장애인을 좀 더 인식하고 그들이 장애인 이상의 독립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니콜 판 킬스동크 감독은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말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이지만 노력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했으면 좋겠다"면서 "장애를 넘어 서로 배우고 대화하며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보길 바란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 현재 김민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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