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제이와이, 2023년 장애예술활성화 지원사업 '국제 네트워크 활성화' 선정
극단 제이와이, 2023년 장애예술활성화 지원사업 '국제 네트워크 활성화' 선정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12.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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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제이와이, 교토 실험축제 참석 및 국제 예술교류 진행

나스에리&카즈키와의 일본 농인 예술인 미팅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문화체육관광부 후원
극단 제이와이 제작 ‘한국 장애예술 홍보물’ ⓒ 임지윤
극단 제이와이 제작 ‘한국 장애예술 홍보물’. ⓒ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휴먼에이드포스트] 극단 제이와이는 지난 10월 20~22일 교토에서 진행된 교토실험축제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연수 활동 ⓒ 극단 제이와이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인 임지윤의 연수 활동 모습 ⓒ 극단 제이와이

지체장애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인 임지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부터 다양한 연극과 장애인식개선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가 올해엔 공연이 아닌 국제 연수에 참가 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여 진행된 '2023년 장애예술활성화 지원사업'은 장애예술인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과 제작 활동 제고와 장애인의 문화향유 기회확대를 목적으로 매년 진행되는 사업이다. 극단 제이와이는 그중 ‘국제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 부문에 선정되어 본 연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023 교토실험축제는 ‘마제마제’(mix-mix)라는 키워드로 진행되었다. 극단 제이와이와의 인터뷰에서 축제 담당자는 “올해의 축제는 다양한 종류의 질문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교토실험축제의 모든 것을 포괄하기 위한 어떠한 주제가 아닌 관객들이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을 자신의 아이디어와 결합하면서 즐길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교토 일대에서 진행된 이 축제는 연극뿐만 아니라 전시, 오디오퍼포먼스, 댄스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먼저 극단 제이와이가 첫 번째로 관람한 ‘Moshimoshi City—One Mystery At a Time’은 한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인 ‘이랑(Lang Lee)’의 작품으로 히가시쿠조 지역의 각 장소를 방문하여 지정된 장소의 에피소드를 스마트폰으로 청취하는 형태의 작품이라고 극단 제이와이는 소개했다. “지도를 따라 걷고 장소별 에피소드를 들으며 관객은 지구에 처음 온 외계 생명체의 입장이 되어 지구인의 일상 습관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질 수 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지역 특성을 연계한 체험형 작품으로 교토실험축제라는 페스티벌의 타이틀과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겠다.”고 극단 제이와이는 설명했다.

두 번째로 관람한 전시는 교토아트센터에서 진행된 ‘The World Falls Apart Into Facts’로 홍콩 출신의 사운드 아티스트 ‘삼손 영(Samson Young)’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중국 민요의 연대기를 문화적‧정치적 관점에서 연구한 비디오와 오브제 설치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각 비디오의 경우 헤드셋을 착용하여 감상할 수 있는 형태의 전시였다.”고 극단 제이와이는 소개했다.

극단 제이와이가 관람한 '마리아노 펜소티(Mariano Pensotti)'의 'The Years' 공연 ⓒ 극단제이와이
극단 제이와이가 관람한 '마리아노 펜소티(Mariano Pensotti)'의 'The Years' 공연 ⓒ 극단제이와이

그들이 세 번째로 관람한 작품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이자 연극 감독인 ‘마리아노 펜소티(Mariano Pensotti)’의 ‘The Years’로 2020년대와 2050년대라는 두 개의 타임라인을 영화 분할 화면처럼 동시에 표현한 연극이었다고 한다. 2020년대는 주인공 마누엘이 빈민가의 어린 소년을 묘사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내용을, 2050년대는 마누엘이 수년간 해외에서 살다가 Buenos Aires로 돌아와 다양한 사람과 장소에서의 관계를 표현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해당 공연은 교토예술대학 안에 있는 교토아트씨어터에서 상연되었으며, 영어와 일본어 자막이 제공되었다며 극단 제이와이는 설명을 덧붙였다.

‘The Years’와 같은 날에 진행된 ‘다나 미셀(Dama Micheal)’의 ‘MIKE’는 교토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안무가이자 라이브 아티스트인 그는 기노사키와 교토에서 레지던시를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조사하고 개인의 신념과 영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본 후 이러한 연구 과정을 작품에 적용시켰다고 한다. 특히 ‘작업’과 관련된 자신의 신체와 오브제를 사용하여 즉흥 퍼포먼스를 형상화하였고, 릴렉스 퍼포먼스로써 관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되었다고 한다.

극단 제이와이는 공연 관람뿐만 아니라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바로 괴테 카모가와에서 진행된 장애예술 프로그램에서 VV(Visual Vernacular)의 강연을 들은 후 그 설명을 바탕으로 VV를 제작해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VV는 표정, 상체 움직임 등을 통해 시각적 표현을 통해 상황이나 장면을 묘사하는 수단으로 극단 제이와이는 ‘한국무용공연과 관람’이라는 테마로 짧고 강렬한 VV를 선보였다고 한다. “VV에선 수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일지라도 서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수어를 잘 모르는 많은 사람도 VV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극단 제이와이는 덧붙였다.

이번 연수는 공연 관람과 더불어 공연 관계자와의 인터뷰도 함께 진행되었다고 극단 제이와이는 전했다. 인터뷰는 교토실험축제 디렉터, 롬씨어터 교토의 관계자, 그리고 VV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농인 예술인 두 명과 함께했다고 밝혔다.

첫 인터뷰는 롬씨어터 교토에서 진행되었으며, 총 3명의 극장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극단 제이와이는 밝혔다. 배리어프리와 관련된 일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롬씨어터 교토 측에서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고 한다. “라쿠고라는 일본 고전 예능 공연이 있습니다. 그 공연을 1년에 다섯번 정도 관람하는 시각장애인 관객이 있었는데요, 고전 이야기이다 보니 시각장애를 희화화하는 등의 차별적인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 내용이 나오자 그분이 저희 측에 해당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담긴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때 공연 관계자로서 조언을 받게 되어 장애 관람객과 유의미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연 중 다양한 배리어프리를 시도 중인 극단 제이와이도 장애관람객과 소통했던 이야기를 그들에게 공유하며 접근성에 대한 다양한 지점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인터뷰는 교토실험축제의 공동 디렉터인 ‘줄리엣 냅’과 교토실험축제 사무국 근처 카페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4년째 교토실험축제의 디렉터를 담당 중인 줄리엣 냅은 축제에 도입한 배리어프리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공연장에는 경사로와 엘리베이터가 있어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설이 없는 장소의 경우,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하고, 관객들이 사무국에 문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공연에서는 릴렉스 퍼포먼스에 대해 좀 더 연구하고 고민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디렉터는 답했다고 한다.

극단 제이와이의 마지막 인터뷰는 괴테 카모가와에서 진행된 장애예술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나스 에리’와 ‘카즈키’와 함께했다고 한다. 농인예술인인 ‘나스 에리’와 ‘카즈키’와는 앞선 인터뷰와 다르게 장애예술인으로서 겪은 경험담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극단 제이와이는 “자신에게 예술이란? 한 단어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질문하였으나 곧바로 그 질문이 임지윤 대표에게 되돌아와 “예술은 제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힘’, 앞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서로 웃음이 오갔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나스 에리는 “제게 예술은 ‘폭발’입니다. 차별로 얽힌 것들을 폭발시킨다는 의미로 에너지를 가지는 단어라서 좋습니다. 나중엔 그 폭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결되는 폭발이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카즈키는 “제게 예술은 ‘호소’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예술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며 장애 예술인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극단 제이와이는 본 연수를 통해 이처럼 국내 장애 예술인이 해외의 많은 장애 예술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장애 예술인끼리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장애예술인 간의 소통이야말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는 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장애인의 경우 해외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비장애인보다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사업을 통해 장애예술인 혹은 관람객이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외 공연을 관람하고, 그것을 자신의 예술이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극단 제이와이의 본 연수 일지는 극단 제이와이 인스타그램(@theater_jy)에서 웹툰으로도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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