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줘' 수어연기 신현빈 만나보니…
'사랑한다고 말해줘' 수어연기 신현빈 만나보니…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4.01.18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중 모은이에게 '너무 참지 않어도 괜찮아' 이런 얘기 해주고 싶어"
"외국어 공부하며 과외 받듯 영상·대면 강의로 수어 배워 연기했어요"
정모은역을 맡은 배우 신현빈 ⓒ 유본컴퍼니
정모은 역 맡아 수어 연기로 주목 받은 배우 신현빈. ⓒ 유본컴퍼니

[휴먼에이드포스트]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정모은 역을 맡은 배우 신현빈을 지난 16일 만났다. 그는 드라마 '자백' '슬기로운 의사생활' '재벌집 막내아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하며 사랑을 받아왔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정우성)와 비장애인 무명배우 정모은(신현빈)과 운명적인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그는 “이제 끝인가, 실감이 드는 거 같고, 저희가 드라마 촬영 끝나고 방송 날짜가 길지 않아서 뭔가 안 끝난 느낌”이라며 마지막 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신현빈 배우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정모은이 청각장애인 차진우와 수어로 소통하는데, 촬영하면서 어렵진 않았나요.

수어를 배우다 보면 좀 비슷하듯 다른 의미가 많아서 헷갈리고 어려웠는데, 재밌는 부분도 있었어요. 직관적이고 수어가 같은 동작인데 표정에 따라서 다른 뜻이 있는 수어도 있는 동음이의어가 많아서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려웠어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처음에는 잘 못하다가 점점 잘할 수 있게 되었는데 어느 시점에 얼마나 잘 해야 하는지 이 정도 얘기는 지금 알아들을 수는 있는 수준의 얘기일까? 아니면 이것을 수어로 표현할 수 있는 단계인가? 이런 것들이 고민이었어요.

◆ 실제로 수어을 써보니, 느낌이 어땠나요.

수어는 문장을 말하는 방식이 음성 언어랑은 좀 달라요. 저는 이제 음성 언어랑 똑같은 순서로 수어를 하는 분들이 보면 쟤는 그냥 말할 수 있는데 배워서 하는 애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연기했어요.

극중 차진우가 초반에 “좋아하는 게 뭐예요”라고 자막이 나오는데 사실 수어는 단어로 ‘좋아하다. + 무엇' 이렇게 사용해요. 해석해야 하는 여지들이 많아서 통역사분들의 역할이 크다고 하더라고요. 문장화 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 보니, 대사 그대로를 표현하기 위해서 좀 더 쉬운 수어로 바꾸기도 하면서 사용했어요. 수어는 촬영 시점 한 두 달 전에 배우기 시작했어요. 촬영하면서 이제 대본 나오는 거와 수정되는 거에 맞춰서 배우고 선생님께서 영상도 찍어서 보내주시고 만나서 그냥 배우기도 하고, 현장에 그리고 계속 계셨어요. 그렇게 확인받으면서 외국어 공부하며 과외 받듯 영상, 대면 강의 이렇게 수화를 배우면서 연기했어요.

그는 "방송 날짜가 길지 않아서 뭔가 안 끝난 느낌"이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 유본컴퍼니

◆ 특별한 수어 대사 암기 비법이 있나요. 

수어 대사는 문장순서가 달라서 말하는 거랑 비슷하게 만들어서 사용했고, 어려운 수어를 많이 쓰지 않았어요. 말도 느리게 하고, 특히 상대 배역 차진우(정우성)가 하는 수어가 길고 많아서 알아듣고 대사를 해야 하니까 일단 익혀 두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직접 배우지를 못했고 외워야 되는 수어니까 잊어버리더라고요. 촬영할 땐 분명히 알았는데 방송을 다시 보면 무슨 말이었을까 궁금해해요.

그럴 때는 안 잊으려고 자막을 안 보고 배우는데 마치 미국 드라마 보면서 영어 공부하는 사람 같아요. 보면 처음에는 알 것 같은데 좀 어려운 수어는 몰라서 저거 뭐였더라? 궁금해하며 나중에 자막을 보면 연기에 필요 없는 수어는 빨리 잊어버려요.

◆ 드라마에서 정모은은 어떤 사람이고, 실제 본인과는 어떤가요.

저는 모은이가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작가님께서 캐릭터 설명에 잘 털어 말린 린넨 셔츠 같은 사람이라고 알려주셨어요. 구겨져도 괜찮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멋을 내고 잘 보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건강하고 모든 상황에는 좋지 않은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하는 좋은 사람에요. 

그러기 위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들이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 점이 모은이랑 저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많이 표현했고 제 말투도 많이 녹아 있고 저보다 용기 있게 행동하고 과감한 선택을 하며 더 많이 희생하는 부분도 있어요.

◆ 배우 신현빈이 정모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그리고 이 세상에 모든 정모은에게 한 마디 해주시겠어요. 

모은이한테 너무 참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 좀 더 자기 자신을 생각해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 그럼에도 불구하며, 사랑한다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 출연작인 ‘사랑한다고 말해줘’와 같이 장애인의 입장을 생각하며 만드는 드라마나 영화물이 종종 제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다른 나라보다 이런 작품들이 적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분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생겨나는 것 같아요. 장애인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서로 알고 나면 이해하게 되고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통해 좋은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애를 이해하기 위해 만드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상처받으면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드라마를 보시고 청각장애가 있거나 그런 가족이나 지인이 있는 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주셨을 때 감사하면서도 다행이고 어떤 분께서 ‘딸이 모은이와 같은 나이고 청각장애가 있는데, 누군가가 이해해 주고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겨주시고 누가 캡처해서 보내주셨는데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이 되고 싶은지.

들어오는 작품마다 비슷하게 해도 다르고 저는 성향이 뭔가 한 작품을 했을 때는 다음에는 다른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서 딱히 정해놓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연기하는 게 재미있어서 그저 주어지는 작품으로 인연이 되고, 마음이 드는 작품들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제일 좋겠어요. 대중들이 계속 못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는데, 작품마다 어떡하면 좀 달라 보일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하면서 연기하는 편이라 캐릭터를 보고 이 사람이었어? 이런 말과 이런 칭찬 좋아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